93 million miles(Jason Mraz)“언제든지 돌아갈 자리”

93 million miles(Jason Mraz)“언제든지 돌아갈 자리”

'당신에게는 돌아갈 자리가 있습니까?'

 힘들고 어려워서, 마음이 너무 지칠때, 슬픈 마음을 위로받을 자리. 잠시 쉬어갈 자리..

마음한 가운데서 푸근한 기운이 샘솟고, 눈을 감으면 편안함에 힘이 나는 곳. 안심하고 잠들 수 있고. 온갖 걱정거리들이 모두 별 것 아닌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도 아무렇지도 않은 곳.

사는 걱정도, 죽는 걱정도 내려놓고, 더할 나위없이 행복해서 누구든 용서할 수 있을것 같고 은혜 갚을 모든 이에게 나의 모든 유무형 재산을 털어 보답하고 싶은.. 그런 곳.

어릴 적엔, 세상이 너무 평온해서 아무 걱정도 필요없는 곳인줄 알았다. 그러나, 커보니 달랐다. 정치판은 더럽고 혼란스러웠고, 인간은 물자를 맘대로 사용해서 벌써 여러 군데가 구멍이 났다. 나무 부족, 물 부족, 토양 오염, 해양 오염, 방사능 오염, 광우병, 유전자조작 오염, 우주쓰레기, 지진, 쓰나미, 지구 온난화부터, 단순하게는 진화하고 있는 바이러스에 걸려서 죽거나, 교통사고, 스트레스, 우울증으로도 죽을 수 있는거다. 이렇게 도처에 죽을 가능성이 널려있는 줄은 몰랐다. 이래서야 원시시대라고 폄하했던 옛날과 뭐가 다른 걸까.

나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인간이다. 변화해야 할 것이 많고, 있는 그대로 살기에 평범하지 않다. 세상이 말하는 '평범'이라는 기준은 너무 엄격해서, 사실 바꾸지 않고 그 기준에 도달하는 이들은 극히 적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모든 이들과 같이 '평범'하지 않았다. 그래서 '평범해지고' 싶었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평범해지려고 싸우다가 지치면, 늘 휴식공간을 그리워했다. 다행히 지금은 방 한칸 방해받지 않고 누울 공간이 있지만, 그 공간을 지키기 위해 싸워내야 했다. 그리고 때때로 너무 외로웠다.

이 노래는, 평온함과 따뜻함을 노래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 어떤 걱정도 필요없을 것만 같다. 그건 이 노래가 잔잔하게 흐르는 분위기여서도 그렇지만, 가사의 내용이 언제든지 집에 오라는 내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상을 버티고 살아내다 힘들면, 집에 돌아오세요.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에요.'

노래를 들으며, 내가 가진 돌아갈 공간에 대한 환상이 자극되어,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평범한 의미에서의 '집'에 대한 환상이, 너무도 그립고, 부러웠다. 노래가 진행되는 동안 만큼은, 나도 그 집에 언제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돌아갈 자리가 있는 사람과, 돌아갈 자리가 없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부터 행동방식까지 다르다. 인간은 늘 휴식공간이 필요했다. 그런 환상을 가득 담아 노래하는 감미로운 목소리가, 한없이 작아진 나를 위로했다. 

이런 가수를 낳은 세상에 감사했다. 이 노래를 만든 땀과 노력에 고마웠다. 노래가 함께 하는 동안은, 나도, 평온함을 누릴 수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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