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앙투안 갈랑)"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천일야화(앙투안 갈랑)"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인간의 모든 꿈과 욕망을 담아내려 한 책, 천일야화를 손에 든다면, 꽤 환상적인 결말에 도달할 것이다. 그 책이 몇권이든 단숨에 읽어내려가려 손에서 책을 놓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이 연이어 이어지지만, 결코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욕구를 외면하지 않았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를 섬세하게 이루어내는 갖가지 모험이야기들은, 정말 재미있다.

홀홀 단신으로 하늘을 나는 상상은 어릴 적에 많은 사람들이 해본 상상 중에 하나일 것이다. 지금 거대한 비행기가 생겨서 그걸 타고 하늘을 날 수 있고, 스카이다이빙으로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런 상상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상상에는 실재보다 제약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멀리 있는 것을 별다른 노력 없이 한번에 볼 수 있는 망원경도, 그 상상 중 하나에 포함될 것이다. 가보지 않은 곳을 앉아서 구경할 수 있다면, 마치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면, 혹은 지금 세대에 맞게 우주의 별 하나 하나를 그렇게 관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신기할까! 그런 망원경이면 외계인이 사는 곳도 한번에 찾을 수 있을 지 모른다.

무슨 병이든 낫는 만병 통치약 역시, 모든 인류가 꿈꾸는 것들 중 하나이다. 소중한 사람이 치료할 수 없는 병으로 죽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빠지기 쉬운 순간, 무슨 병이든 고칠 수 있는 사과를 찾게 된다면! 그 희열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게 아니더라도, 불치병에 걸린 자신을 위해 그 약을 쓰고 싶을 수 있다. 누구나 한번씩 해볼 수 있는 상상들이 현실처럼 이루어져 이야기가 꾸며지는 곳, 그곳이 바로 이 천일야화에 담겨 있다.

때때로 권력을 얻기도 하고, 엄청난 부를 얻기도 하며, 선한 행동이 보답을 받고, 악한 행동이 벌을 받는, 사람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사회 역시 이 안에 담겨 있다. 비록 엄격한 신분질서 안에서 구축된 이상적인 세계이지만, 이 세계에 등장하는 왕들이나 사람들은 인자하면서도 인간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결함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을 놔두지 않는다. 오히려 어려움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말로만 듣고 한번도 원문을 읽지 않았지만, 모두들 익히 이름을 들어 알고 있는 천일야화. 천일야화는 본디 수많은 이야기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역주의 설명에 따르면, 천일야화가 서구사회에서 유명해진 것은 앙투안 갈랑이 번역하고 다듬은 글에 의해서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천일야화는 대부분 더 잔인하고 외설적이라고 한다. 심지어 원본에 근접하지도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이름은 알지만 읽지 않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천일야화의 외설성때문에 이제까지 이 책을 읽기가 꺼려졌다면, 앙투안 갈랑이 번역한 천일야화를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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